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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가을을 품은 삼겹살 삐띠비에와 무화과 소스

2022.03.21 15:14:28 조회수 602
추가 설명 #삼겹살 #무화과 #빵순이 #오븐 #에어프라이어 #와인
캠핑 삼겹살 구이/보쌈용 500g 캠핑 삼겹살 구이/보쌈용 500g 판매금액 17,900원

가을을 품은 삼겹살 삐띠비에와 무화과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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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고기 요리라는걸 알고 있었지만, 아무리 봐도 오븐에서 막 구워 나온 삐띠비에(pithivier)는 조그만 파이 같았다. 반으로 자르고 나서야 삼겹살의 두툼한 단면이 보여서 정말로 고기가 들었다는 걸 실감했다. 물론 고기만 들어간 것은 아니고, 대추, 밤, 곶감 등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재료가 가득 차 있었다. 여러 가지 식감과 맛이 입 안을 풍성하게 만들면서 조화롭게 어울렸다. 게다가 붉은 소스에는 무화과까지 들어가서, 레시피 개발자 이정재 셰프의 말대로 은은하게 달달한 향이 부드럽게 감싸주었다.



삐띠비에, 작은 갈레트 데 루아

 

명칭도 발음도 생소한 삐띠비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남쪽으로 떨어진 지역의 이름이다. 16세기 초, 이곳에 살던 한 제과인이 도시 이름을 따서 파이를 만들었다고 한다. 원형은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라고 하는데, 푀이테(Feuilletée) 반죽 시트 사이에 아몬드 크림 등 다양한 속재료를 채워 넣고, 필링이 흐르지 않도록 가장자리를 잘 봉합해 구워내는 동그란 파이이다. 삐띠비에도 속을 채워 구운 파이인 것은 똑같지만, 보통은 갈레트 데 루아보다 작고, 윗면에 가운데부터 바깥으로 소용돌이처럼 칼로 무늬를 내는 것이 뚜렷한 특징이다. 그리고 갈레트 데 루아는 비교적 납작한 파이인데 반해, 삐띠비에는마치 밥공기를 엎어 놓은 것 같은 자그마한 언덕 모양이다. 그리고 기독교 축일인 ‘주현절(主顯節;Epiphany)’에 먹는 갈레트 데 루아와 달리 삐띠비에는 종교적 의미가 담기지 않았다. 



 삐띠비에(pithivier)



갈레트 데 루아는 ‘왕의 갈레트’라는 뜻이다. 7일 간의 동지 기간에 고대 로마에서는 노예까지 초대하는 가족 연회를 열었다. 이 때 갈레트 데 루아에 페브(feve), 즉 잠두(누에콩) 한 알 혹은 도자기 장난감을 넣고 만들어 나누어 먹었는데, 페브가 든 조각을 받은 노예는 그 날의 왕이 되어 소원을 요구하거나 심지어 주인에게 명령을 내리며 하루를 즐겼다고 한다. 이런 가족 축제 전통은 14세기에 세 명의 동방 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찾아와 경배를 올린 기독교의 축일인 1월 6일 ‘주현절 혹은 주님 공현 대축일’과 결합하였다. ‘갈레트 데 루아’의 ‘루아(rois;왕)’도 원래 ‘동방 박사들(Rois Mages)’을 가리킨다고 한다. 지금은 종교적 의미보다는 새해를 축하하는 의미가 강해서, 프랑스와 그 일대에서는 매년 1월 초가 되면 모든 가정에서 페브를 대신해 도자기 인형을 넣은 갈레트 데 루아를 먹는다고 한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새해가 되면 떡국을 먹는 것과 비슷하다. 프랑스 대통령이 거주하는 엘리제궁 제빵사는 매년 특대 사이즈의 갈레트 데 루아를 만드는데, 그 안에 페브는 넣지 않는다. 혹시 대통령이 오늘의 왕으로 선정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쟝 바티스트 그뢰즈(Jean-Baptiste Greuze), <갈레트 데 루아(Le gâteau des rois)>, 1774, Oil on canvas, 71 x 95 cm, 몽펠리에 파브르 박물관(Musée Fabre, Montpellier)



프랑스의 화가 쟝 바티스트 그뢰즈는 평범한 프랑스 가정의 특별한 하루를 <갈레트 데 루아>에 담았다. 그뢰즈는 18세기 프랑스에서 활동한 유명한 풍속화가였다. 그는 아동의 교육, 소박한 가정의 미덕, 안정적인 가족의 모습 등을 다루며 가정의 교화를 위한 교훈적 그림으로 명성을 쌓았다. 당시 도시의 부르주아 계급은 사치와 유흥에 빠지고 도시화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래서 드니스 드디로(Denis Diderot)와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와 같은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자연과 도덕적인 가정생활로 돌아가라고 요청했다. 그뢰즈의 이 그림은 바로 그 목적지의 모습 그대로 갈레트 데 루아를 나누어 먹는 평범한 프랑스 가정의 특별한 날을 그렸다. 가운데 접시에는 파이가 한 쪽 남아있고, 앞의 꼬마 아이가 오늘의 왕이 된 것 같다. 평화롭고 행복한 순간을 즐기는 데에 부와 사치는 필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이다.

 

가브리엘 메취(Gabriël Metsu), <잠두왕의 축제(The Feast of the Bean King)>, 1653년경, Oil on canvas, 81 x 79 cm,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Alte Pinakothek, Munich)



프랑스 뿐 만 아니라 기독교 전통을 공유하는 지역에서는 주현절과 새해를 기념하며 페브가 든 갈레트 데 루아를 나눠먹었다. 네덜란드 화가 가브리엘 메취도 갈레트 데 루아를 나누어 먹는 가족의 모습을 그렸다. 오늘의 왕이 된 남자는 종이로 된 왕관을 썼는데, 지금도 갈레트 데 루아를 사면 종이로 된 왕관을 같이 주는 빵집도 있다고 한다. 왕이 된 남자는 긴 잔에 든 술을 들이켜고 있고, 가운데 테이블에는 반 쯤 부서진 파이가 보인다. 어린 아이는 술 마시는 아버지(혹은 할아버지)만 입을 떡 벌리고 바라보고 있을 뿐, 왕이 결정되고 남은 파이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마치 한 때 빵 속에 든 스티커를 모으기 위해 열을 올렸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데 하루 동안의 왕을 고르는 페브로 왜 잠두를 사용한 것일까? 잠두는 신성함을 상징하기 때문에 잠두가 든 조각을 고른 사람은 신성함을 부여받은 오늘의 왕이 된다는 의미라고 한다. 또한 잠두는 봄에 가장 먼저 싹을 틔우고, 자라면 열매를 맺는 식물이라, 삶·다산·출생 등을 상징한다고도 한다. 그러니 가족들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먹는 축제 요리에 들어가기는 더할 나위 없이 제격이다. 게다가 잠두가 오래 조리해도 잘 안 익기 때문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19세기부터는 잠두 대신 플라스틱, 세라믹, 자기로 만든 페브를 넣기 시작했다. 이런 아기자기한 페브들을 해마다 모으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페브(콩 혹은 작은 인형), 종이 왕관을 쓴갈레트 데 루아 사진

 

두 가지 요리를 조합해 새로운 요리로

 

삐띠비에는 반드시 어떤 재료를 넣어야한다고 정해진 것은 없고, 어떤 재료를 넣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완성된다. 이정재 셰프는 ‘가을을 품은 삼겹살 삐띠비에와 무화과 소스’ 레시피에 프랑스의 ‘테린(terrine)’이라는 요리를 결합하였다. 테린은 잘게 썬 고기와 여러 재료를 도자기 그릇에 단단하게 담아 오븐에서 익힌 다음, 차게 식혔다가 얇게 썰어 전채 요리로 내는 음식이다. 테린도 돼지고기 간이나 다진 고기, 푸아그라, 트러플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 레시피의 모티프가 되었다고 한다. 삐띠비에 안에 들어가는 속 내용물을 테린처럼 층층이 쌓아 만들었다. 두 요리의 결합으로 이정재 셰프의 ‘가을을 품은 삼겹살 삐띠비에와 무화과 소스’는 일반적인 삐띠비에나 갈레트 데 루아와 다르게 하나의 요리에서 여러 가지 식감과 맛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다.

 

 테린(Terrine)



처음 ‘가을을 품은 삼겹살 삐띠비에와 무화과 소스’를 개발하게 된 것은 이정재 셰프가 근무하고 있는 레스토랑의 신메뉴 구상의 일환이었다. 감사하게도 여러 번 찾아주시는 손님 분들께 매번 같은 요리를 내어드릴 수 없으니 새로운 메뉴를 만들어야한다는 압박감이 있었다고 한다. 혼자 7-8개 코스의 메뉴를 개발하고 준비해서 만드는 과정에서 항상 변화를 주어야 했기 때문에 긴장감이 높았다. 새로운 메뉴 중 이 요리는 가을의 신메뉴로 구상하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손님에게 선보이지는 못했다고 한다.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마음에 품고 있다가 마침 레시피 공모전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식재료가 풍부한 추석과 가을, ‘농업인의 날’을 맞이해 우리 농산물에 감사한 마음을 담는 요리 레시피를 위한 공모전이었다. 그리고 소고기처럼 미디엄으로 먹을 수 있는 신선한 돼지고기의 활용을 권장한다는 안내를 보고, 이정재 셰프는 바로 삐띠비에를 떠올렸다고 한다. 개발 초창기에는 돼지고기 대신 소고기 안심을 사용했었다. 하지만 미디엄으로도 먹을 수 있을만큼 신선한 <팜스플랜미트>의 돼지고기라면 소고기 대신 사용해도 문제가 없을 것이었다. 메인 재료는 바뀌었지만, 이 레시피를 개발하면서 다양한 재료들을 더 맛있고, 또 서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조합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고 한다. 그 덕분에 ‘가을을 품은 삼겹살 삐띠비에와 무화과 소스’를 비롯해 더욱 다양하고 재미있고, 물론 맛까지 있는 메뉴들이 생겨날 수 있었다.

이정재 셰프의 요리 철학은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이다. 음식을 먹는 사람이 하나의 요리에서 다양한 식감을 느껴 씹는 재미, 섬세하게 담은 플레이팅으로 보는 재미, 맛의 조화로 먹는 재미를 느껴 즐겁게 만족하는 음식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이렇게 다양함, 조합, 조리법 등을 가르쳐 준 사람은 이정재 셰프의 대학시절 교수님이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로,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셔서 지금의 본인을 있게 해 주신 고마운 분이라고 했다. 그 가르침과 자신의 요리 철학을 담아 ‘가을을 품은 삼겹살 삐띠비에와 무화과 소스’를 만들었다. 삐띠비에 속 재료에 다양한 식감과 맛, 재료간의 궁합, 먹는 즐거움이 있는 요리가 완성되었다.

 

가을을 담아 만들어 보기



먼저 표고 버섯과 모렐 버섯을 칼로 다져준다. 식감을 살리기 위해 칼을 사용했지만 블렌더로 갈아도 괜찮다. 중약불에 버섯을 볶아 수분을 날리고 넓게 펼쳐 식혀주면, 뒥셀(duxelles)이 완성된다. 케일 두 장은 소금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식혀둔다. 삼겹살 고기는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강불에 겉면을 익혀 시어링한다. 이후에 오븐에서 오래 조리되면서 과하게 익을 수 있기 때문에 내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다. 랩을 깔고 그 위에 케일을 넓게 펼친 다음, 뒥셀과 디종 머스타드를 바른 삼겹살을 얹는다. 주먹밥을 만들 듯 동그랗게 감싸서 약간 납작하게 눌러준다.

곶감, 밤, 대추, 샬롯은 손질해서 너무 작지 않은 크기로 잘라준다. 오븐에 구운 감자를 으깨서 함께 섞어주고, 계란도 조금 넣는다. 동그란 공 모양으로 만들어 프로슈토로 잘 감싼 다음 동그랑땡처럼 모양을 잡아준다.

퍼프 페이스트리반죽을 깔고 삼결살을 품은 케일쌈과 프로슈토쌈을 올린 다음, 주위에 노른자를 발라준다. 또 다른 퍼프 페이스트리 반죽으로 덮어 작은 산 모양으로 감싼다. 안에 공기가 없도록 잘 밀착해야 단면이 예쁘게 완성된다. 테두리를 깔끔하게 재단하고 포크로 꾹꾹 눌러 익는 동안 터지지 않도록 잘 붙여준다. 전체적으로 노른자를 발라주고 칼집으로 모양을 내면 구운 다음 색과 모양이 예쁘게 나온다. 중앙에 열구멍을 내고 180도 오븐에 20분간 구워낸 후, 실온에서 10분 간 레스팅하면 삐띠비에는 완성이다.

소스를 만들기 위해 레드와인과 샬롯을 중불에 졸인다. 이 때 포트와인을 사용하면 좋지만, 없다면 설탕을 조금 추가하면 더욱 맛있어진다. 1/3로 졸아서 걸쭉해지면 불을 끄고 무화과를 넣고 섞어주면 소스도 완성이다.

이정재 셰프는 여러 가지 재료들을 섞어서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모든 식감과 맛을 삐띠비에 안에 함축시켰다. 감자를 으깨서 재료들을 한데 뭉쳐 모양을 만들 수 있게 하였고, 그 안에 재미난 식감을 내는 곶감, 고소함을 더해주는 밤, 특유의 향과 은은한 단맛을 내는 대추를 넣어 가을을 느낄 수 있게 하였다. 또 프로슈토를 추가하여 돼지 특유의 고소한 풍미를 더해주었으며, 담백하게 볶은 버섯으로 삼겹살의 느끼함을 잡고, 고소함과 식감을 풍부하게 해 주었다. 그리고 페이스트리의 건조함을 보완해 줄 소스에는 와인에 무화과를 넣어 은은한 향과 단맛을 더해주었다. 언뜻 보면 재료가 많은 것 같지만 이 모든 재료가 들어 있어야지만 이정재 셰프가 구상한 ‘가을을 품은 삼겹살 삐띠비에’의 맛을 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재료가 없다.

 

Bon Appétit



이 레시피는 그 자체로 가을이다. 이정재 셰프가 레시피를 개발한 시점도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찬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기 시작하던 때였고, 사용된 재료들도 전부 가을의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정재 셰프는 깊어가는 가을 밤, 연인과의 오붓한 데이트에 이 요리가 잘 어울린다고 추천했다. 그리고 이 요리는 와인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꼭 레드 와인을 곁들여야 더 맛있다고 하는데, 이정재 셰프는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1865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 잘 어울릴 것 같고, 또 조금 더 잘 어울릴 와인으로 미국 다나 이스테이트(Dana Estate)의 ‘바소(Vaso)’를 추천하였다.

‘가을을 품은 삼겹살 삐띠비에’의 레시피를 보면 곶감, 대추, 무화과 등 단맛을 많이 내는 식재료가 여럿 들어가서 많이 달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적인 단맛이 아니라 강하지 않고, 감자와 밤처럼 그 단맛을 잡아줄 수 있는 보완 식재료들도 함께 있어서 서로 조화롭게 어울린다. 또한 소스에 들어가는 무화과가 삐띠비에 안에 든 삼겹살의 맛을 더욱 끌어올려 주면서 모든 재료들이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레시피 개발자인 이정재 셰프도 놀랄만큼 정말 맛있다고 하니, 집에 오븐이 있다면 꼭 만들어서 와인과 함께 즐겨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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