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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매운 연저육찜과 가을 늙은 호박

2022.02.28 20:21:00 조회수 314
추가 설명 #매콤달콤 #호박 #청양고추 #연저육 #삼겹살 #찜 #궁중
캠핑 삼겹살 구이/보쌈용 500g 캠핑 삼겹살 구이/보쌈용 500g 판매금액 17,900원

 

매운 연저육찜과 가을 늙은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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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 음식’이라고 하면 왠지 거리감이 느껴지는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비쌀 것 같은 이미지는 물론이고 그야말로 상다리가 휠 만큼 많고 다양한 음식 개수, 그리고 고급 식재료를 사용해야 한다거나 손이 많이 가는 복잡한 절차가 있을 거라는 생각에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김현중 셰프는 궁중 음식을 좀 더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반가운 레시피를 개발했다. 바로 ‘매운 연저육찜과 가을호박’이다. 사실 ‘연저육찜’이라는 명칭이 생소한 것은 사실이라, 역시 궁중 음식인가 싶은 생각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김현중 셰프가 만드는 과정을 보고 그 음식을 맛보니 그저 훌륭하고 맛있는 하나의 요리였다. 궁중 음식이라고 괜히 어려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김현중 셰프가 음식으로 알려주었다.

 

슬픈 요리, 연저육찜

 

  한식을 전공하고 있는 김현중 셰프는 대학교 실습 때 궁중 음식을 배웠다. 그 때 접한 화려하고 다양한 궁중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이 바로 ‘연저육찜’이었다. ‘연저육찜’은 양념에 졸인 부드러운 돼지고기 요리로, ‘연저(軟猪)’는 연한 돼지고기를 뜻한다. 조선 후기 궁중연회식 의궤에는 ‘연저증(軟猪蒸)’이라 하였다. 궁중에서 의례 상차림에 오르거나 부잣집에서 먹었던 요리로, 호두, 대추, 은행, 인삼 등 고급 재료들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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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저상(冬猪商)>, 기산(箕山) 김준근

 

  하지만 본래 이름은 ‘애저찜’으로, ‘애저’ 즉 아주 어린 새끼 돼지로 만드는 요리이다. 오늘날 애저 요리는 전북, 광주, 제주 등지의 특별한 요리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북 진안의 향토 음식으로 유명한데, 산이 많아 예로부터 돼지를 많이 키웠고, 기후가 잘 맞아 돼지고기가 특히 맛이 좋기 때문이다. 원래 애저 요리는 새끼를 밴 어미 돼지의 새끼집(猪子袋)을 사용하는 것인데, 사실 일부러 임신중인 어미 돼지를 잡은 것이라기보다는, 새끼집 요리를 하는데 그 안에 새끼가 발견되어 그것으로 요리를 했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원래도 돼지를 키우던 가난한 농가에서 어쩔 수 없이 죽은 새끼 돼지를 사용하면서 애저 요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간혹 도축 후에야 뱃속에 새끼가 있었던 걸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고, 어미 뱃속에서 죽은 채로 태어나거나 어미 품에서 젖을 빨다가 압사하는 경우가 더러 있었는데, 가난한 농가에서는 막 죽은 새끼 돼지라도 버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어린 새끼 돼지는 한자로 ‘아저(兒猪)’라고 하지만, 새끼 돼지가 불쌍하고 슬프다 해서 ‘애저(哀猪)’라고 쓰기도 한다.

애저 요리는 보양 요리로 인기를 끌었고, 생후 1개월 이내의 돼지고기를 사용하거나 일부 부유한 이들은 돼지 새끼집을 얻기 위해 어미 돼지를 일부러 죽이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서민들에게 가축은 식사 재료가 아니라 생계 수단이었다. 때문에 일부러 새끼 돼지를 잡거나 어미 돼지를 도축하는 애저 요리는 극히 일부 상류층에서나 별미로 즐겼던 것으로 추정된다.

궁중에서도 애저찜을 먹기는 했지만, 꼭 새끼 돼지를 이용한 것은 아니었다. 고종 황제는 1902년 즉위 40주년과 함께 60세를 바라보는 ‘망육(望六)’ 잔치를 벌였는데, 이 잔치에 애저찜이 올랐다. 『진연의궤(進宴儀軌)』에 그 재료로 돼지고기(猪肉), 묵은 닭(陳鷄), 표고버섯, 해삼, 전복, 목이버섯 등이 사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애저가 아닌 일반 돼지고기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또 『규합총서(閨閤叢書)』에 애저찜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있다. “만약 새끼집 속에 쥐 같이 생긴 새끼가 들었다면, 그 새끼 돼지를 깨끗이 씻어 통째로 큰 솥에 삶아 뼈를 제거하고 살을 찢어 파, 미나리, 순무, 전복, 해삼, 표고, 박고지, 생강, 파의 흰 뿌리, 기름장, 깨소금을 넣어 다시 익힌 후, 채 친 달걀지단, 후추, 잣가루를 뿌려 겨자를 곁들여 먹으면 더 없이 맛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그냥 새끼돼지나 새끼집으로 만들어도 된다고 덧붙였다.


간단하지만 궁중 음식답게

 

연저육찜은 양념에 절인 돼지고기 요리로, ‘한국식 동파육(東坡肉)’이라 생각하면 우선 기본적인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울 것 같다. 한국 궁중 음식을 소개하기 위해 더 대중적으로 알려진 중국의 음식을 인용해야 한다는 것이 조금 씁쓸한 것은 필자만이 아니었다. 김현중 셰프 역시 이렇게 맛있는 우리나라의 궁중 음식이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그리고 이 연저육찜은 궁중 음식이지만 막상 만들어보면 정말 쉬운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궁중 음식은 손이 많이 가고 어렵다’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김현중 셰프의 손을 거쳐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궁중 음식 레시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김현중 셰프의 ‘매운 연저육찜과 가을호박’ 레시피는 집에서든 가게에서든 누구나 만들 수 있도록 간단하게 변형된 것이다. 하지만 그 뿌리는 궁중 음식인 만큼, 마치 임금님께 올리던 수라상처럼 연저육찜에 품질 좋은 돼지고기와 식재료를 사용하고 싶었다. 그렇게 만난 곳이 바로 ‘한국축산데이터’의 <팜스플랜미트>였다. ‘한국축산데이터’는 디지털 가축헬스케어를 통해 농장을 스마트하게 관리하여 더욱 건강한 돼지들을 사육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렇게 키운 품질 좋은 돼지는 <팜스플랜미트>를 통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김현중 셰프는 <팜스플랜미트>의 건강한 돼지고기와 제철 우리 농산물을 사용하여 궁중 음식을 대중적으로 재해석하였다. 흔히 ‘돼지고기 요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쌈, 족발, 동파육 같은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김현중 셰프의 연저육찜을 만들어 보거나 직접 맛 본 다음이라면, 단연 이 요리가 돼지고기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요리가 될 것이다. 

레시피를 개발하던 때는 가을이었다. 김현중 셰프는 제철 식재료들 중 늙은 호박을 사용했다. 가을은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그야말로 풍요의 계절이다. 그 중에서도 늙은 호박은 수확철을 맞은 시골 풍경에서 빼 놓을 수 없다. 담벼락을 덮은 넝쿨 틈으로 엿보이는 큼지막하게 자란 늙은 호박의 주황빛이나, 듬직하게 잘 여문 늙은 호박이 시골집 구석에 쌓여 있는 모습을 누구나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혹은 할로윈 때의 잭-오-랜턴을 떠올린다면 10월과 늙은 호박을 더 잘 연상할 지도 모르겠다. 늙은 호박에는 항산화성분인 베타카로틴이 들어있는데, 이는 활성산소로부터 우리 몸의 세포를 보호해 주어서 피로회복과 면역력에 도움을 준다. 또한 비타민A, C, E, 칼륨, 레시틴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서, 이뇨 작용이 뛰어나고 부종 예방에 좋다. 그래서 출산한 산모나 다이어트 하는 사람들이 호박즙을 즐겨 먹기도 한다.

 

집에서 만들어 보는 궁중 음식

 

음식 본연의 맛은 살리면서 대중적인 음식을 만드는 것이 김현중 셰프의 요리 철학이다. 그는 한식을 기반으로 하지만 서양식 조리법을 더하거나 현대적인 플레이팅을 하는 등 모던 한식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매운 연저육찜과 가을호박’ 역시 기본적으로 궁중 음식이라는 틀과 맛은 유지하되, 양식 조리법으로 만드는 퓨레와 플레이팅을 통해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해석한 요리이다. 우선 일상에서도 간편하게 만들 수 있도록 양념에 사용되는 재료를 간소화하면서, 남녀노소 좋아하는 맛을 내기 위해 간장 대신 고추장을 베이스로 사용한 매운 소스로 변경하였다. 그리고 매콤한 연저육찜과 함께 부드럽게 즐길 수 있도록 달달한 늙은 호박 퓨레를 곁들였다. 또, 고기와 퓨레의 부드러움 외에 다양한 식감과 깔끔한 맛을 낼 수 있도록 쌈추와 부추도 추가로 활용하였다.

조리 방법을 소개하기에 앞서 조리 도구를 먼저 소개하려고 하는데, 만들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되는 궁중 음식이면서도 오직 냄비 하나와 프라이팬 하나만 사용된다. 가정집에서도 누구나 따라서 만들 수 있도록 간편한 조리법을 고심한 김현중 셰프의 배려가 엿보인다. 궁중 음식이지만 재료만 준비된다면 집에 있는 조리도구 만으로도 충분히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한식을 평범하다거나, 다른 음식들에 비해 손이 많이 가고 어렵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겠지만, 김현중 셰프는 이번 레시피를 통해 한식이 얼마나 친근하고 대중적이면서도 특별하고 맛있는 음식인지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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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부터 ‘부드러운 돼지고기’라는 뜻이 담겨 있는 연저육찜은 특히 부드러움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김현중 셰프는 연저육찜을 부드럽게 조리하기 위해 1차 삶기, 2차 시어링(searing), 3차 양념장과 함께 졸이는 3단계의 조리 과정을 거친다. 먼저 커다란 삼겹살을 주먹 정도 크기의 블록으로 잘라 두고, 냄비에 물을 채우고 불을 올린다. 끓으면 마늘, 대파, 생강과 함께 삼겹살을 넣고 삶아내는데, 겉부터 익혀서 고기의 육즙과  맛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속까지 익은 삼겹살을 꺼내 키친타월로 물기를 제거한 다음, 프라이팬을 뜨겁게 예열하고 기름을 살짝 둘러 삼겹살을 올린다. 고기의 각 면이 갈색이 되도록 골고루 구워준다. 삼겹살 표면에 마이야르 반응을 일으켜 감칠맛과 풍미를 더하는 시어링 과정이다. 삼겹살의 표면에 바삭한 식감도 더해준다. 마지막으로 고추장, 설탕 등을 섞은 양념장과 견과류, 대추를 함께 졸이다가 시어링한 삼겹살을 넣고 양념이 잘 베어들도록 졸여낸다. 양념장에는 파, 마늘, 청양고추, 홍고추, 생강청이 들어가는데, 곱게 다져서 양념장을 졸일 때 타지 않도록 한다. 함께 곁들이는 호박 퓨레에는 늙은 호박과 밤고구마를 함께 사용한다. 늙은 호박은 속을 파내고 껍질을 벗겨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고구마와 같이 찜기에 쪄내서 맛소금을 살짝 넣고 으깬다. 다시 체에 걸러서 마치 크림처럼 부드럽게 만든다. 아무리 부드러운 연저육찜이라도 고기만 먹다보면 약간 무거울 수 있는데,퓨레의 부드러운 식감이 고기의 목넘김을 더욱 좋게 만들어준다.  쌈추와 부추는 소금을 조금 넣은 끓은 물에 살짝 데쳐낸다. 물기를 꼭 짜내고 적당한 크기로 잘라 소금과 참기름만으로 간단하게 무쳐내면  싱그러운 향을 살리면서 식감을 보완하고  개운함을 줄 쌈추 부추 무침도 완성이다.

플레이팅용 접시로는 하얗고 둥그런 자기 접시를 준비한다. 쌈추 부추 무침을 얕게 깔고, 그 위에 먹기 좋은 두께로 썬 연저육찜을 보기 좋게 얹는다. 그리고 옆에 매운 맛을 잡아 줄 부드러운 호박 퓨레를 적당량 올린다. 졸이고 남은 양념장과 견과류, 대추를 고기 위에 끼얹어 고기의 단면에도 양념이 묻게 해 주면 ‘매운 연저육찜과 가을호박’이 완성되었다. 이제는 맛있게 먹을 일 만 남았다.

 

왕이 된 기분으로

 

‘매운 연저육찜과 가을호박’은 어찌 보면 참 묘한 요리이다. 궁중 음식을 기반으로 하고 좋은 재료를 엄선해서 만든 요리인 건 분명한데,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그래서 이 요리는 특별한 날에 잘 어울릴 것 같으면서도, 또 언제든지 해 먹고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고기 요리인 만큼 레드 와인이랑 잘 어울리겠다 싶지만, 또 한 편으로는 한국 전통 요리인만큼 막걸리도 떠오른다. 정말로 묘한 요리이다. 사실 맛있는 요리라면 언제든 무엇이랑이든 잘 어울리는건 당연지사겠지만.

김현중 셰프에게 ‘매운 연저육찜과 가을호박’을 누구에게 만들어주고 싶냐고 물으니, 일상 생활에 지친 직장인이나 수험생, 그리고 매번 가족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주신 부모님에게 드리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필자는 이 요리를 김현중 셰프에게 주고 싶다. 이 레시피를 개발하던 늦가을, 그는 몸과 마음이 지쳐있던 상태였다고 한다. 군대를 막 전역하고 요리에 대한 흥미도 떨어진 상태로 복학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로나19가 기승이던 때라 식재료를 구하러 다니는 것도 어려웠고, 심지어 평소였으면 쉽게 구했을 늙은 호박까지 왜인지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군휴학 상태라 학교의 조리 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고 집에서 가정용 작은 화구들과 좁은 주방만을 활용해 음식을 만들었으니, 꽤나 고생 했으리란건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궁중 음식 레시피를 연구한 덕분에, 이 음식을 맛보는 우리는 모두 왕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으니, 필자는 이 요리를 김현중 셰프에게 대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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